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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독자글마당
독자글마당 2019.10.01 ~ 2019.12.31당첨자 발표 :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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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비상금 yo****2019.02.28

난 4남 1녀의 막내로 어린 시절에는 엄마, 아빠의 귀여움의 독차지하면서 살았다. 내가 대학에 입학할 무렵에 IMF가 터지면서 아빠가 하시던 사업이 잘 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휴학을 했다. 그땐 부모님의 원망도 많았지만, 나보다 더 마음 아파하던 부모님을 생각하며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 이후 복학과 휴학을 거듭하며 6년만에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런 내가 어느덧 결혼한지 10년차가 되었고,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제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자식에게는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마음인데 형편이 되지 못해 대학도 결혼할 때에도 아무런 도움이 못 되어준 부모님이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을까 싶다.
친정엄마는 늘 맞벌이를 하는 내가 안쓰러워 한 달에도 몇 번씩이나 밑반찬을 택배로 보내주시고 방학 때면 손주들을 돌봐 주시곤 한다. 한사코 거절해도 우리 딸이 편해야 내가 좋다고 하시는 모습에 어린 아이마냥 지금도 엄마가 주시는 반찬을 먹기만 한다.
얼마 전, 명절에 친정에 갔는데 부모님께서 하얀 봉투를 내미시며 다음 달에 이사 갈 때 보태라며 봉투를 주셨다. 열어보니 꽤 많은 돈이 있었다. 부모님은 20년이 더 지난 일인데도 대학등록금을 보태주시지 못해 평생 미안했다며 몇 년 동안 조금씩 모은 돈이라고 한다. 일흔이 넘으신 연세에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아서 편안히 노후를 보내셔야 하는 부모님인데 자식들이 모두 사는 것이 뻔한 형편이다 보니 늘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친정부모님께 좀더 살가운 딸이 되고 싶다. 늘 바쁘다는 이유로 안부전화도 드리지 못하는데 자주 연락 드리고 시간이 나는 대로 더 자주 찾아뵈려고 한다. 그리고 올해는 꼭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 한 번 다녀오고 싶다.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실 때 좋은 곳에 함께 가고 싶다.
사랑해요! 우리 엄마아빠!

서☆숙 <010-****-1026>